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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살아남기(2018~2020)/스페인 소식 및 국제정세

스페인 핫이슈 ## 이민자와 난민정책(6월 21일)

Evan.Ko 2018. 6. 22. 05:54

약 4일 전인 17일 일요일 오전(현지시각)

630명의 난민을 태운 Aquarius(아쿠아리우스)호가 스페인 발렌시아에 입항했다.

 

이탈리아 입항을 시도했다가 거절당하는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난민들은, 모든 스페인 뉴스의 헤드라인을 도배중인 뜨거운 감자로 화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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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난민 문제의 주요 포인트는, 이탈리아가 거절을 했다는것에 있다. 간단하게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다.

 

『아쿠아리우스 난민 상황 정리』

 

1. 아프리카를 비롯한 26개국에서 온 난민 630명을 태운 난민선(아쿠아리우스)이 이탈리아 입항을 요청함.

2. 이탈리아 '우리는 유럽의 발닦개가 아니다'라며 입항 거절

3.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무책임하고 냉소적이다'라며 이탈리아를 공개 비판

4. 이탈리아, 즉시 프랑스 대사관을 소환해 사과 요청

5. 이탈리아, 스페인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난민들을 분산 수용하라고 촉구

6. 우여곡절 끝에 스페인측에서 난민 수용

7. 이탈리아, 스페인은 향후 지중해에서 들어오는 난민선 4척을 추가적으로 수용해야한다고 요구

 

이러한 이탈리아의 단호한 거절때문에, 유럽 전 지역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극우정당이 이탈리아의 정권을 잡게 된 이후로, 반난민 감정이 점점 극심해지고 있다는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하지만, 이런 포퓰리즘은 전체적인 유럽의 분위기이고, 인도적이지 않다고 비방하기는 하지만, 난민 정책에 있어서 이탈리아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갈수밖에 없는 상황.

 

왜냐하면, 알기 쉽게 설명을 하겠음. 페이지 고정!

 

『유럽의 난민정책 상황

 

유럽에서는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난민을 수용하기 위해 1990년 6월 15일 난민수용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는데(더블린 조약)

더블린 조약이란, 요약 정리하자면 이렇다.

 

더블린 조약

-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은 처음 입국한 국가에서 망명 신청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참으로 난감한게... 난민들이 보통 오는 경로를 보면(지도의 화살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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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지중해를 건너게 되어있다.

하지만 지중해를 건너다 보면 제일먼저 그리스를 만나게 되고, 그다음으로 이탈리아, 다음으로 프랑스, 그리고 스페인을 만나게 된다.

결국, 국토의 거의 대부분이 바다로 둘러쌓여있는 이탈리아는 필연적으로 가장 많은 난민들이 도착할수밖에 없음.

난민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2000년대 이전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2015년부터 지중해를 통해 발을 들여놓는 난민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그 모든 난민들이 죄다 이탈리아와 그리스로 몰리게 되었다.

하지만, 난민 분산수용을 하려고 해도 '더블린 조약'에 의해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 난민들을 수용해야만 했고, 그래서 다른 유럽국가와 이탈리아, 그리스 사이의 갈등이 점점 커져갈수밖에 없었던것.

 

그렇지 않아도,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었고, 자기들도 먹고살기 힘들어진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난민들까지 합세해 국민들의 불만이 거의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게다가 최근 포퓰리즘의 극우(보수)정당이 이탈리아 정권을 잡게 된 상황에 63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난민들을 태우고 온 난민선이 이탈리아에 입항을 요청한것임.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충분히 거절할만한 상황이었던것이다.

결국 이탈리아는 난민을 매정하게 거절했고,

 

그런데 이 상황에서 참 재미있게 맞아 떨어진것이...

 

스페인은 최근 라호이 총리가 퇴진하게 되면서 보수성향의 정권에서 극진보성향의 정권으로 바뀌게 되었다.

진보성향의 정권답게, 요즘 이민법을 쿨하게 개정하려고 노력하는 중이기에, 630명의 난민 수용선을 입항시킬 여력이 충분했던것.

 

무슨말인가 하면(아래 사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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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페인에서는 망명을 미리 신청하지 않은 불법 이민자들이 들어오면, 들어온 순간 추방시켜버리는 일명 'Devoluciones en Caliente(따끈한 상태에서의 반환)'의 행동으로 소송까지 당하던 나라였다.

그런데, 최근 이 'Devoluciones en Caliente(따끈한 상태에서의 반환)'을 폐지하려는 법안을 준비중인 상황이었고, 극좌파성향의 정권이 자리를 잡게되면서, 이민자들에게 관대한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가는 중이다.

 

그렇기에 630명의 난민을 수용해 발렌시아에서 보호중이고, 심지어 여론조차 긍정적인 반응이 70%에 달하는 상황이다.

물론, 끊임없이 몰려오는 난민들에 의해 경제가 더욱더 힘들어진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일부 있지만,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난민 수용에 대해 아주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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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자들이 우리를 침략한다는 비이성적인 두려움이 있다' )

참으로 재미있는 상황이다.

 

사실 난민 수용의 입장에 있어서 불난집은, 이탈리아와 그리스이고, 다른 국가들은 그저 구경하면서 인도주의만 외칠뿐이다. 이탈리아의 입장에서는 정말 환장할수밖에 없는 노릇ㅎㅎㅎ 게다가 월드컵도 탈락해 국민들은 24시간중에 깊은잠에 빠져든 2시간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분노에 차있는 상태이다.

결국 이탈리아는, 포퓰리즘의 극보수정당이 정권을 잡게 되었고, 점점 더 괴팍해져가는 중이다.

 

반면에, 스페인은 포퓰리즘의 극진보성향의 정권이 들어섰고, 이탈리아와 반대방향으로 걸어가는 중이다.

먹고살기 쉽지 않아도, 친구들이랑 맥주한잔은 꼭 마셔야하는 나라이니까.

아 갑자기 스페인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스페인은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서 오히려 돈에 대한 욕망보다는 맥주한잔 즐기면서 석양을 바라보는 욕망이 더 크다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도저히 예상하지 못하겠다.

2~3년이 흐른 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변화가 너무나도 궁금함.

 

수많은 이슈들중 하나일 뿐이지만, 굉장히 흥미로운것은 사실이다.

 

그럼! 곧 또다른 핫 이슈를 들고 포스팅을 올리도록 하겠음.

 

또 보아요~

Nos vemos pronto~

 

혹시라도,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 메일을 보내주시길!

senezi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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