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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살아남기(2018~2020)/Evan의 스페인 이야기

스페인 낮잠시간, 정말 낮잠을 자나?

Evan.Ko 2018. 6. 9. 18:36

윤식당 스페인편의 대성공 여파로, 최근 스페인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아진듯 싶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야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기에 그렇다 치지만,

남부의 조그마한 항구도시 카르타헤나에서까지 한국인 관광객을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길을 걷고있는데 들려오는 익숙한 언어

'어머어머 저기봐봐'

초여름의 휴양을 즐기러 오신 한국인 아주머니 두분을 만났다. 가슴이 벅차던 그 순간!

이곳에서 만난 첫번째 한국인 관광객이었다.

 

카르타헤나는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작은 바르셀로나'라고 불릴정도로 아담하고 예쁜 도시이다.

근처에는 라 망가(La Manga)[직역하면 팔꿈치] 라고 불리는 아주 유명한 해변이 있으며, 여름철이 되면, 거대한 크루저가 매일마다 엄청난 수의 관광객들을 이끌고 온다.

 

작은 남부의 해변도시 답게 카르타헤나는 전형적인 스페인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는데, 빠름과 편리함에 익숙한 한국인으로서 처음에는 굉장히 답답함을 느꼈다.

예를 들어...

 

식당이나 상점을 검색하면, 시간표가 뜨는데, 한국인의 정서와는 조금 맞지 않는다.

날씨가 한창 좋을 2시에서 5시에는 모든 곳이 문을 닫는다.

 

이 세시간의 시간을 스페인에서는 씨에스타(Siesta) 라고 하는데,

그렇다. 일명 스페인 낮잠시간!

 

그 유명한 낮잠시간이다!

원래의 목적은, 유난히 강렬한 햇살로 인해 활동하기 무리가 있는 시간에 차라리 쉬자는 취지였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렇다면, 정말 낮잠을 자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어제 과음을 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오전 업무가 너무나도 힘겨워 자꾸만 눈이 감기는 경우가 아닌 이상 낮잠을 자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그냥, 각자 집으로 돌아가거나 근처 식당에가서 밥먹고 커피한잔 하면서 쉬는 점심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언뜻 보기에는 한국보다 굉장히 여유로운것 같지만, 사실 일하는 시간만 따지고 본다면 그렇지만은 않다.

퇴근시간이 8시이기에, 다들 퇴근하면 집에가서 저녁 먹고 자기에 바쁘다.

 

물론, 그래도 지금 한국의 회사생활보다는 여유롭기는 하다.

하지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도 점점 여유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문화가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어찌보면 우리나라만큼 복지가 좋은 곳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업무자체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사람들의 분위기 자체가 여유를 추구하는 분위기이고, 썸머타임 덕분에 느즈막히 지는 태양과 함께 시너지를 이루며, 일과 삶이 완벽한 조화를 이룰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무튼, 확실한것은 스페인 낮잠시간이라 불리는 Siesta는 부가적인것일 뿐이고, 실질적인 업무 시간에서는 대한민국과 큰 차이가 없지만, 사람들의 분위기 자체가 여유롭기 때문에, 그리고 그 누구도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워라벨 최상의 나라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여유로운 분위기 자체는 낮잠시간의 존재에서 오는것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의 마음속으로부터 오는것이랄까?

게다가 공식적으로 낮잠시간인 시에스타(siesta)는 스페인에서 폐지된지 오래다. 관공서같은 경우는 근무시간이 우리 대한민국과 똑같다.

그렇기에

 

우리 대한민국도 분위기만 바뀐다면

워라벨 최고의 나라가 되는것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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