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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살아남기(2020~)/Evan의 한국 이야기

한국 귀국 직후부터 쓰디 쓴 고배를 마시다.

Evan.Ko 2020. 11. 25. 15:59

역마살 Evan! 3년만에 한국 땅을 밟다!

3년만에 귀국하는 한국은, 이전과는 달랐다. 처음 인천국제공항에 발을 내딛을때 느꼈던, 왠지 모를 어색함과 포근함이 공존하는 기분이 한달의 시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한적한 인천국제공항

지난 3년간 그토록 밟고싶었던 한국 땅이지만, 그토록 애타는 마음으로 그리워 했던 나의 조국이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땅을 밟자 마자 나의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해 올 보이지 않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생각하니, 행복한 마음이 살짝 누그러졌다.

'이제 현실이구나 '

한국의 현실 속으로 당당하게 나아가야 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적지 않게 무거웠다. 지난 이십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항상 해왔던 일이지 않니 스스로 속삭이며 위안을 삼았으나, 크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

 

사람은 아는 만큼 고통받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미 한번 스페인의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와, 경직되지 않은 회사 생활, 복지등을 경험해본 이상... 한국의 '아직까지는 잔존하고 있는 옛 일제식 군국문화'를 다시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인다는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지난시간 스페인에서 나만의 세상을 꾸려 나가기 위해 시도했던 모든 경험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수많은 사업시도, 그로 인해 만나게 되었던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경험들... 수많은 실패...

 

이 모든 것들을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서는 인정을 해주려나?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세상.

성공하지 못한 시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세상.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경험은, 큰 인정을 받지 못하는 세상.

 

이것이 흔히들 이야기 하는 대한민국의 분위기 아니던가?

 

하지만, 나는 아니라고 굳게 믿는다.

이미 세상은 바뀌었다고. 우리 청년들이 분위기를 점점 바꾸어 나가고 있고. 이미 많이 바뀌었다고.

자유롭게 시도하고 자유롭게 생각하는 자유로운 사회 대한민국이라고.

따라서 나의 이 자유분방한 경험들을 큰 자산으로 인정해주리라 믿었다.

그러나 아직은, 나를 믿어주는 곳을 만나지 못했다.

10월 말부터 시작된, 기업 공채 지원 그리고 낙방의 반복. 이력서를 넣어도, 열심히 자기소개서를 적어도 항상 서류에서부터 낙방한다. 

가을 바람 맞으며 떨어지는 낙엽의 장단에 맞추어 나도 우수수 떨어진다.

이렇게라도 가을의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껴본다.

계속 떨어지다 보니 이것도 재미가 들린다.

언제까지 떨어지나 보자.

집 앞 벤처기업의 마케팅 부서에 지원을 해본다. 벤처기업이라고는 했지만, 회사를 조사해본 결과, 체계도 잡혀있지 않고, 월급도 박봉이다. 마케팅을 정말 발가락으로 하는 듯 하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내가 할게 많겠다는 생각을 한다. 회사의 매출을 두배 세배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월급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재미가 있어보인다. 열정을 가지고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회사의 문제점을 리스트로 만들어 내가 개선 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작성해 이메일을 보낸다.

역시나 답장이 없다.

분명 공고에는, 벤처기업을 자신의 회사처럼 생각하고 발전시켜 줄 인재를 찾는다고 했는데? 그냥 저렴한 가격에, 시키는 일만 또박또박 하는 사람이 필요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리보고 저리 보아도 이력서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누가 보아도 정말 나쁘지 않은 이력이고, 경험도 많다...

다만 문제는, 경험의 특성이었던 것 같다. 회사를 만들어 본 경험은 있지만, 회사에 이력서를 넣고 합격을 해본 경험은 없다. 필요한 사람을 내 손으로 직접 찾아다닌 적은 있지만, 내가 필요하도록 누군가를 설득해 본 경험은 많지 않다.

 

나는 아직 한국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사회에 필요한 사람으로 나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며 나아가야 한다.

 

요즘 한국은 스마트 스토어가 유행이라고 한다.

기다림의 시간을 가지며, 나도 한번 해볼까 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본것은 없지만, 3년만에 밟는 나의 조국에서, 우리 국민들을 위한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다. 

저를 찾아주시는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어주고 싶다. 그런 상점을 만들어보고 싶다.
마음이 따스해지는 그런 상점.

생각을 좀 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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